10년차 부부상담가가 이혼숙려캠프를 보고나서
1.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
반복해서 상대가 행동하는 것
사소한것 같은데 강하게 반응하는 것
그것만 잘 캐치하면 된다.
그게 당신이 상대에게 줄수있는 사랑이 다 있다.
당신이 주고싶은 것을 주는 것은 2순위로 두고
다음 앞의 것들을 1순위로 집중해보자.
그런데 그러려면, 일상을 대충대충 보면 안된다.
삶은 루틴하고 당연한 것들 투성이어서
매일 지나치는 거리의 가게이름을 외우지 못하듯
우리는 튀고 반복되는 말들도 한꺼번에 아무것도아님으로 처리하고 끝낸다.
그렇게 서로의 요청과 불만과 서운함과 포기가 쌓여간다.
저번에 한 아내도 엄청 당황했는데
남편이 맨날 바게뜨 먹고싶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한번 오는길에 사온적 있냐고.
그런데, 아내는 기억속에 아.주. 흐릿할 뿐이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보인다. 보였어도 대충 처리되고 마무리 된다.
2.
인생의 마지막 기회가 '사랑' 아닐까.
사랑이 우리를 변화시킬수 있는 라스트찬스 같아 보인다.
그래서 우리한테 사랑이 더 소중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일찍 소중했으면 좋겠다.
인생에 가장 귀한 것들은 삶의 마지막 지경이 되야 모습을 드러낸다. 함부로 인간에게 주기 아까운듯이. 그 지혜를 최대한 먼저 깨달은 사람은 축복이다.
사랑이란 인생의 지혜를 최대한 일찍 깨달은 사람은 삶의 위너다.
우리는 자신을 돌보고 아끼는 것에 어느순간 고독해지게 된다. 우리가 시작부터 한명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생기는 태초의 본능이지 않을까.
자신만 돌보다보면 더 빠듯해지고 더 불안해지고 더 무기력해지고 더 자가발전 해야하는데 그게 힘들어져 더 무기력해지기 쉽다.
하지만 좋은 타인을 만나면, 모든 것이 모든 어려움들이 뜻밖에 괜찮아진다. 삶의 어려움과 괴로움은 그대로지만 사랑이 양은 그대로인데 비율을 확 줄일수 있으니까.
삶은 절대적 양보다 비율이다.
3.
이혼숙려캠프 이번편은 꽤 많이 힘들게 봤다.
보고나니 속이 답답해진다.
정말 많이 중간중간 멈추면서 필기해갔다.
필기하고 또 써내려갔다. 할말이 계속 너무 많았다.
그리고 변하고싶다고
방송보고 다 욕을 먹고 해도 그래도 변하고 싶다고
아내는 말한다. 7년을 이렇게 살았는데 쉽게 바뀌겠냐고. 아직은 전혀 믿지않는다고.
변하고싶다는 말이
나는 너무 울컥했다.
오은영 박사님이 말씀이 떠오른다.
아이들도 옳고 그른 행동을 실은 다 알기에
그른 행동을 반복하는 자기 모습에 대해 굉장한 자괴감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괴롭다고. 자기상을 건강하게 가지기가 넘 힘들다고. 저 표정만 보면 스스로도 약간은 기대도 있고 포기도 있어보인다. 그럼에도 다시, 해보면 어떨까. 될수도 있지않을까 하는 애매함과 희망을 동시에 품는 표정.
하지만 그 깊은 곳은 얼마나, 자기도 모르는 그 이상으로 얼마나 변하고 싶을까
사람들이 더 흉한 모습을 너무 많이 겪기 전에
자기의 좋은 모습이 무엇인지
그것을 향해 나가려면
무엇을 인지하고(알고)
무엇을 반복해야하는지(행동하고)
타고난 환경과 외부 변수들이 계속 우리를 시험하겠지만, 흔들려도 뭘 계속 학습해나가야 하는지.
4.
여자들의 일능력치와 관계능력치의 균형에 대한 읍소
5.
별거 아닌걸로 시비건다고 별거 아닌걸로 난리친다고 별거 아닌걸로 통제하려 든다고.
왜 이것까지 못하게 하냐고.
결혼이라는 것은 자기 기준을 놓는 일이다.
6.
사랑한다는 것은
달라지기로 작정하는 일이다.
내 모습 그대로 상대방이 사랑해주길 바라는 동시에
상대가 힘들어하는 내 모습을 어떻게든 바꿔가려는 의지이다.
후자를 열심히 서로가 해가면서
전자이 다다르는 거지.
후자를 부정해가면서
전자를 완고하게 고집하면,
말그대로 성격차이 가치관차이로 헤어지게 된다.
자신을 계속 의심하고
상대를 계속 참아가는 관계가 된다.
그런데 이게 나한테 불행인가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성격은 더 유연하게 깨져갈수록 더 자유로워진다.
내 성격이 내가 아니다. 그러니 내 성격대로 늘 내가 행동해야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혼자살면 자연스럽게 고착되서 성장이 쉽지않다. 피나는 노렫을 해야한다.
하지만 관계는 꾸준히 성장과 성숙을 돕는다.
내 성격과 내 판단안에 갇히지 않도록
다른 입장을 체험하고 경험하면서
생각을 이리저리 방향으로 뚫고 넓혀서
결국 내 성격을 더 자유롭게 현명하게 사용할수 있도록 해주는게 성격차이다.
행복한 부부는 이미 이렇게 쓰고있다.
그래서 바쁘다. 계속 달라져야 하니까.
그래서 기쁘다. 달려지려 노력할수록 상대는 지금 모습 이대로 충분히 예쁘다는 표정을 지어주며 긍정하니까. 수용받으니까.
7.
이렇듯 대부분의 경우 바라는 것은
결과가 아니다.
결과를 위한 애씀 그 자체다.
변하는 일이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해서 스스로 속상해하는 모습
실패해서 상대에게 미안해하는 모습
다시 성공하려 일어나는 모습
다른 것을 찾아내 또 다르게 해보려는 모습
그래서 사랑은 모든 결과를 쥐어줘도 0이 되버릴수 있고
0인데도 둘은 10의 표정을 하고 있을수도 있다.
그래서 사랑이 예술에 가깝고 예술이 맨날 사랑이야기를 하나보다
8. 연인관계는 서로의 헛된 기대를 서로 덜 아프게 실망시키려 노력하는 일이다.
숭늉을 나무에 가서 찾고있는 모습을 시작하게 된다.
부엌이라고 생각해서 갔는데 상대는 나무인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럴수 있다. 중요한 건 이 다음부터다.
숭늉을 열심히 찾고있는 상대라는 것을 깨닫고,
이제부터 숭늉을 찾는 상대가 겪을 실망을 줄이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숭늉이 없는 나무란걸, 나무에 올라서 알지않도록, 그런 더 실망이 아프니까. 나무까지 안올수있게 자신의 숭늉없음을 미리 알려주는 소극젇 대처.
상대가 이상하고 의아해하지않게 거기서부터 혼자 생각에 잠기거나 의심하지않게, 그래서 상대에게 먼저 질문하며 나무까지 다 올라와 찾지않도록
미리 이야기를 충분히 하는 것이다.
또는 더 힘들고 멋진 일로는
다른 곳에서 숭늉을 가져와 놓는 적극적 대처도 있다. 내 성격보다 상대 성격을 먼저로 두는 일. 한문장으로 표현하면 단순해보이지만, 여기까지 오는 일을 힘들고 고되고 드문 길이다.
상대의 기대가 깨어지는 건 당연한건데
서로 나무애서 고기를 찾게되는 게 성격차이니까
근데 그걸 덜 아프게 노력하는 것
그리고 그 노력만으로 정말 덜 아파지고 넘어가 더 행복해지는 일.
반대로 나무라고 했는데 왜 계속 고기를 찾냐고
자기 모급그대로 존중해달라고 하는건
이성적인 표현이기보단
상대 기대에 대한 무관심의 표현임
11.
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의 불편한 감정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래서 상대의 힘든 감정을 줄일수만 있다면
미안해든 고마워든
경청이든 뭐라도 기꺼이 하려는 것.
상대가 불편한 감정이 있는데
그건 니꺼. 니가 알아서 해.
니 불편한 감정? 나도 있어 불편한 감정. 니만있어? 니는 뭐 해줬어?
이게 이제 관계의 신뢰가 정말 파사삭 파르르 깨지고 다쳐가고 있는 것. . .
상대한테 맞춰서 벌벌 다해줘야한다를 말하는게 아니라
그만큼 상대의 고통과 어려움에 최선을 다하는것. 내것보다 때론 더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들이 모여서 관계의 기둥이 튼튼해지는 것.
그리고 이것들이 모여 관계가 붕괴되는 것.